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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노트] 사회적기업, 지역을 읽어라…"맞춤형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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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동
2015-04-29 16:25 3,249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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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회적경제] (2) 조임경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장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는 2010년 12월 창립했다. 사회적기업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여서 정보 교류와 연대를 하려면 협의회와 같은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출범 당시 협의회는 "수입을 올려 사회로 환원하자, 고용을 위해 생산하겠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창립대회에 참여한 사회적기업과 단체 등은 50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 경남지역 사회적기업은 예비 단계와 인증 기업을 모두 합쳐 약 150개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그만큼 "협의회가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고 조임경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장은 말한다. 지난 21일 조 회장이 몸담고 있는 사회적기업 '한울타리 사람들'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아이디어와 봉사가 출발점 = "사실 처음에는 사회적기업이 뭔지 몰랐어요." 애초 조 회장은 '일자리 창출'에 더 관심을 두고 있었고, 자신이 제안한 내용이 고용노동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여성 일자리를 늘리려고 애쓰지만, 조사나 통계 작업을 단기적인 아르바이트 형태로 여성에게 맡기고 있잖아요. 이게 모순이라고 생각했죠. 경력 단절 여성이 전문 교육을 통해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전문 직종이 되면, 좋은 일자리 창출 방안이라고 생각했죠. 전국적으로 퍼지면 더 좋을 것 같았고요."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 조임경 회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주부로 평범하게 살던 그의 삶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가 전교학생회장을 맡아 학부모회장을 하게 됐어요. 봉사활동을 했는데, 항상 어딘가 찾아가서 도와주는 형태보다는 주도적인 봉사를 원했어요." 그래서 만든 것이 '한울타리 사람들'이라는 비영리단체다. 이후 '한울타리 사람들'은 예비 사회적기업이 됐고, 조 회장은 활동 1년 만에 행정자치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한울타리 사람들'은 3년 예비 과정을 끝내고, 인증을 받았다. 지금은 6년차 사회적기업으로 자립한 상태다.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사회적기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졌어요."

'한울타리 사람들'은 지역 연구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설문조사 의뢰를 받아 통계를 내고 분석까지 해준다. 학교 화장실 청소와 함께 주된 수익 사업이다. 지역사회 환원 사업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서 5년 동안 운영한 무료 급식소였다. 두 달 전에는 팔용동으로 옮겨왔고, 현재 경로당 소외계층 어르신과 함께하는 민요 교실, 떡 나눔 등을 기획하고 있다.

◇"서로 돕는 것이 가장 중요" = "협의회 역할 중 중요한 게 정보 교류와 협조인 것 같아요. 중소기업도 도산되는 게 많다는데, 사회적기업도 실은 어려워요. 직원 수만 해도 보통 5명, 많은 데는 50명이지만, 그런 곳은 한두 군데 정도죠. 대부분 소기업에 가깝고, 자영업보다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이러한 기업들이 공존해야만 하기에 협의회는 교류와 협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조 회장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그동안 뭉친다는 게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 각자 기업을 돌보고 키우느라 주위를 내다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협의회장이 나와 전체 경남을 대표해 뛰어다닐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동안 발로 많이 뛴다고 했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온전히 협의회를 위해서만 일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많이 아쉽죠."

사회적기업에는 편견이 있다. 지원이 끊기면 자립 못 하고 쓰러져 버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 회장의 생각은 좀 다르다. "도산이 꼭 기업 책임만은 아닌 듯해요. 도산을 예상할 수 있음에도, 지자체에서 선정하고 지원하는 것도 또한 문제죠. 매출 손실이 일어나도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사회 환원이 특징이잖아요? 손실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함에도, 이를 전혀 생각 안 하고 매출에서 마이너스가 발생하면 지원이 끊기는 것이 안타깝고, 지원에 의지하는 것 역시 안타까워요. 이렇게 되면 일반 기업과 사회적기업이 다를 것이 하나도 없지 않나요?"

그는 "교육 때 들은 내용인데, 아직 일반 소기업 도산 비율보다 사회적기업 도산 비율이 더 낮다고 한다"며 "경남에서는 2년차로 이제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하나 둘 끊기는 시기다. 앞으로 도산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걸로만 판단할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게 서로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기업의 미래 "희망적이다" = 무엇보다 조 회장은 앞으로 사회적기업에는 희망이 더 크다고 했다.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로 당장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봐요. 매출로 바로 연결돼 기업도 살아날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협약을 10군데 정도와 맺었는데, 더 활성화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와 관련해 경남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국수자원공사, 대한지적공사 경남본부, 한국은행 경남본부,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 한국남동발전, 경남농협 등과 사회적기업·마을기업 판로 지원 협약을 맺었다.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의 생산품을 구매하거나 사회적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협의회는 모두 14명 이사회 체제다. 이 중 권역 이사 7명이 있는데, 이들은 각 권역에서 소모임을 갖고 소통하고 있다. 협의회장은 봉사직이다. 조 회장은 3개월마다 한 번씩 사회적기업들을 찾고 있지만, 더 많이 만나고 주기적으로 교류하고 싶다고 했다.

경남지역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방향도 그려가고 있다. 우선 지역 실정에 맞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얘기다. "창원은 경남에서 가장 큰 도시이고, 공업도시죠. 여기에 맞는 사회적기업이 돼야 하고, 이와 연계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순천에서는 그곳 사회적기업협의회가 정부가 지원해주는 매장의 간판을 안 쓰겠다고 했답니다. 그만큼 큰소리칠 수 있는 이유가 하루 관광객만 수천, 수만 명이 오기 때문이죠. 이들이 사회적기업 매장 손님이 되고, 바로 매출로 연결되죠. 창원은 관광도시가 아니지만, 대기업이 많은 곳이에요. 사업장에 몇천 명씩 일하고 있으니까 '찾아가는 장터'를 주기적으로 열면 바빠서 물건을 못 샀던 직원들한테도 좋고, 이런 방식으로 사회적기업을 살리고 싶어요."

지역 축제와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동안 도청이나 시청 앞에서 사람도 없이 장터를 여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전시 효과밖에 안 되니 차라리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지자체에도 제안을 했어요. 사람들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이면 좋겠다는 거죠. 지역 특성에 맞는 아이템을 골라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얼마 전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 전국 마을기업 박람회를 했는데, 이만큼 잘된 곳이 없었다고 해요. 유등축제나 진해 벚꽃축제 등 지역 축제와 연계해도 더 큰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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