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도시재생을 다시 묻는다
도시재생지원센터 기능 재정립을 위한 정책제안
—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지원센터 권역별 정책간담회에 부쳐 —
이 글에 대하여
(1) 무엇을 위한 글인가
국토교통부가 2026년 8월부터 9월까지 광역 단위 순회 정책간담회를 진행한다는 일정이 공개되었다. 이 글은 그 자리에서 토론을 촉진하기 위해 쓴 것이다. 완결된 답이 아니라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초안이다.
간담회는 자칫 의견을 듣는 자리로 끝나기 쉽다. 그러지 않으려면 현장이 먼저 구체적인 진단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 글은 그 목적으로 썼다.
(2) 누가 함께 읽었으면 하는가
도시재생 현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을만들기, 사회연대경제, 도시재생, 지역문화 활동가들이 함께 읽고, 각자의 자리에서 지역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같은 마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일해 왔다. 이제는 하나의 생활권에서 무엇을 함께 할 것인지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2026년은 그 조건이 만들어지는 해다.
(3) 대안 부분에서 무엇에 집중했는가
진단은 넓게 했지만 대안은 좁혔다.제4장 이후의 제안은 다음 두 가지에 집중한다.
① 도시재생과 관련된 직접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주민협의체, 지방자치단체 담당 부서 ② 국토교통부가 풀어야 할 과제— 법령과 지침, 재원의 편성 방식, 사업 구조
마을만들기와 사회연대경제, 지역문화 영역에도 각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나 그것은 각 영역의 논의로 남겨 둔다. 여기서는 다른 영역의 제도가 도시재생과 어디서 만나는지를 짚는 데까지만 다룬다(제3장). 소관을 넘어 남의 일에 답을 정해 주는 것은 이 글의 몫이 아니다.
(4) 표기에 대하여
이 글에서 ’마을’과 ’마을만들기’의 영문 표기는 Maeul로 한다. village로 옮기지 않는다. 한국의 마을은 행정 단위도, 인구 규모로 정의되는 취락도 아니다. 주민이 스스로 정의하는 삶터이며, 그 위에서 자치와 경제와 문화가 함께 움직이는 단위다. 번역어로는 담기지 않는다.
외국의 제도와 사례를 인용할 때만 원문 표기를 그대로 쓴다. 프랑스의 Petites Villes de Demain 같은 고유명사가 그 경우다.
(5) 필자의 자리
필자는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도시재생활동가네트워크 감사다. 두 자리에 함께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층위가 다르고 시간이 다를 뿐이다. 이 글이 어느 한쪽의 몫을 키우자는 주장으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여는 글 — 집을 고친다고 도시가 재생되지 않는다
2017년 도시재생뉴딜이 출범할 때, 나는 국회 토론회와 국토교통부 워크숍에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집을 고친다고 도시가 재생되지 않는다. 핵심은 사람과 시스템을 재생시키는 것이다. 사람, 시스템, 활력을 남기지 못하면 그것은 도시재생이 아니다.
9년이 지났다. 전국에 수백 개의 거점시설이 지어졌고, 수천 명의 활동가가 현장을 거쳐 갔다. 그리고 지금, 그 시설의 상당수는 문을 열지 않고, 그 활동가의 대부분은 현장에 없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예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돈을 담을 칸이 없었다.인건비를 담을 경상 항목이 없었고, 주민조직에 줄 보조금 항목이 없었고, 계획 단위와 계약 단위와 집행 단위가 어긋나 계약부서를 넘지 못했다. 사업은 4년이면 끝나는데 마을은 4년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어긋남을 그대로 둔 채 유형만 바꾸어 왔다.
2026년은 다르게 물을 수 있는 해다. 마을기업육성법이 8월에 시행되고, 농촌경제사회서비스법은 이미 작동 중이며,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본회의 의결만 남았고, 마을공동체활성화기본법이 국회에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전국 마을에서 주민이 발전소를 갖는 길을 열고 있다. 도시재생이 혼자 풀지 못한 문제의 답이 마을 쪽 제도에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 제안서는 도시재생지원센터에 더 많은 예산을 달라는 문서가 아니다. 도시재생을 마을 위에 다시 세우자는 제안이다.
그리고 하나 더. 2026년 10월 15일, 읍면동에 법률이 인정하는 주민 대표 기구가 생긴다. 주민자치회다. 마을과 자치와 경제가 각각 법의 자리를 얻는 이 시기에, 도시재생만 옛 구조에 남아 있을 수는 없다.
1. 왜 지금 다시 묻는가?
1.1 9년 전의 질문은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
2017년 현장이 던진 질문을 2026년의 답과 나란히 놓아 본다. 새로운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해결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이 표가 말하는 것은 하나다. 문제의 목록은 이미 9년 전에 완성되어 있었다.부족했던 것은 진단이 아니라 집행 가능한 형태의 요구였다. 그래서 이 제안서는 조문과 회계 항목과 기한을 특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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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권상동님의 댓글
첨부화일로 읽으세요. 죄송!!
여러 의견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