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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소식

2026년 6.3 지방선거를 마무리하며- 마을에서 시작하는 정책선거, 주민주권을 향한 작은 실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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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3 지방선거를 마무리하며

- 마을에서 시작하는 정책선거, 주민주권을 향한 작은 실험의 기록 -

 

maeul.net

maeulsns@gmail.com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1. 다시, 같은 질문 앞에서

선거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마을 현장에서 쌓아온 것들이, 왜 정책으로 연결되지 않는가."

지난 20여 년 동안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마을넷)는 골목과 상가, 아파트와 농촌, 어촌과 산촌에서 주민자치, 돌봄공동체, 사회연대경제, 생태마을의 실천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목격해 온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공약은 쏟아지지만 기록으로 남지 않고, 비교할 수 없으며, 당선 이후 이행을 추적할 시민의 도구도 없습니다. 정책과 공약은 매번 뒷전으로 밀리고, 선거는 후보 개인의 정치력과 인지도, 이미지 경쟁으로 환원됩니다. 그 구조 속에서 정책선거는 뿌리내리지 못하고, 소수정당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며, 분권과 자치라는 오랜 과제는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아 왔습니다.

마을넷은 20266.3 지방선거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주민이 주인 되는 길을 모색하는 작고 초보적인 몸부림으로 우리는 이번 선거를 '기록하는 선거'로 만드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2. 걸어온 길 마을기본법에서 공약 모니터링까지

이번 실험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마을넷이 지난 몇 년간 이어온 고민과 실천이 선거 국면을 만나 하나의 흐름으로 모인 결과입니다.

1) 마을기본법 제안.

마을공동체 활동의 법적 기반 없이는 어떤 실천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절박함에서, 마을넷은 마을기본법(마을공동체활성화기본법) 제정을 꾸준히 제안하고 촉구해 왔습니다. 정책브리프 발간, 시행령 연구 검토, 국회 토론회 참여 등 마을의 언어를 제도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이 흐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 전국풀뿌리자치행동네트워크 참여와 공동행동.

마을의 의제는 마을넷 혼자의 힘으로 의제화되지 않습니다. 주민자치, 사회적경제, 풀뿌리 시민사회의 여러 주체들과 함께 전국 단위의 자치행동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지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현장 이슈를 제기하며 마을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을 펼쳐왔습니다.

3) 마을이 답이다』 — 100대 정책의 기획, 온라인 배포, 정식 출판.

전국의 활동가, 연구자, 지방정부 담당자 등 135명이 넘는 공동 작업자가 함께, 마을·공동체 중심 지방자치의 정책 의제를 100개의 구체적 과제로 정리했습니다. 사회(MS)·문화(MC)·경제(ME)·거버넌스(MG)·연계(MX)5개 영역, 임기 내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설계된 100개 과제는 온라인 집중토론을 거쳐 20265월 정식 출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책은 "마을이 왜 답인가"에 대한 우리의 답이자, 후보들에게 건네는 정책 제안서였습니다.

4) 선거 국면의 정책제안 연대.

선거 국면에서 마을넷과 지역의 관계자들은 토론회, 후보 질의, 지역별 정책 제안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100대 정책을 들고 후보와 정당을 찾아갔습니다. 마을·공동체 의제가 선거판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도록, 각 지역의 조건에 맞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5) 공약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상과 실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 제안한 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약속된 것이 지켜지는지를 '기록'하는 일에 도전했습니다. 2026 지방선거 후보 3,335건의 공약을 전수 수집하고, AI의 도움을 받아 분류하고, 국제 비교가 가능한 기준(CAP)으로 정리한 공약 모니터링 플랫폼(maeul.net/pledge)이 그 결과물입니다.

마을기본법 제안 풀뿌리자치행동 연대 100대 정책 출판 선거국면 정책제안 공약 모니터링 실험.법과 제도를 요구하는 일에서 시작해, 함께할 동료를 모으고, 우리의 정책 언어를 만들고, 선거에서 제안하고, 마침내 약속을 기록하는 데까지 이것이 마을넷이 이번 선거를 통과하며 그려온 궤적입니다.

 

 

3. 데이터가 보여준 것 - 3천여 건의 공약이 말하는 한국 사회

플랫폼에 모인 후보 697, 공약 3,172(원칙 선언형 163건 제외)21개 정책 분야(KCAP v1.1)로 분류해 보니, 흥미로운 지형이 드러났습니다.

1) 후보들의 정책 교집합 - 지금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것.

키워드 지형도에서 가장 큰 버블은 상업·산업·지역경제(14.7%), 교육(12.8%), 교통·이동권(11.1%), 문화·예술·체육·여가(10.3%), 사회복지·돌봄(10.0%), 주거·도시재생(10.0%)이었습니다. 지역경제의 활력,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 이동할 권리, 돌봄과 주거의 안정 정당과 지역을 가로질러 후보들이 공통으로 응답하려 한 이 교집합은, 곧 지금 이 시대 주민들의 삶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영역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선거 공약은 그 자체로 한국 사회의 욕구가 투영된 거울인 셈입니다.

2) 세대 사이의 긴장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

공약 지형을 들여다보면 또 하나의 질문이 떠오릅니다. 청년 일자리·청년 주거·귀촌과 관계인구 같은 키워드와, 노인 돌봄·통합돌봄·복지 인프라 키워드가 같은 지역경제·인구 위기의 토양 위에서 경쟁하듯 나란히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청년은 대부분 '유치하고 정착시켜야 할 대상'으로, 기성세대는 '돌봐야 할 대상'으로 호명될 뿐, 두 세대가 한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상상은 드뭅니다. 세대 간 긴장이 정면의 갈등이 아니라 '자원 배분의 암묵적 경쟁'이라는 형태로 공약 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이것은 이번 데이터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이자, 앞으로 더 깊이 분석해 보려는 질문입니다.

3) 역설적인 공백 - 주민자치와 사회연대경제.

가장 뼈아픈 발견은 따로 있습니다. 주민자치·거버넌스 공약은 전체의 1.8%, 사회연대경제·공동체 공약 역시 1.8%에 불과했습니다. 100대 정책과제와의 매칭에서도 7개 과제는 단 한 건의 관련 공약도 찾을 수 없는 '의제 공백'으로 남았습니다. 지방선거는 본래 자치를 묻는 선거인데, 정작 '주민이 어떻게 결정에 참여할 것인가'를 말하는 공약이 가장 적다는 역설 이것이 우리가 숫자로 확인한 한국 지방자치의 현주소이며, 시민사회가 다음 선거까지 집요하게 의제화해야 할 영역입니다.

 

4. 왜 국제 기준(CAP)인가

이번 실험에서 우리는 공약 분류에 국제 기준을 도입했습니다. CAP(Comparative Agendas Project)30여 개국이 참여해 법안·예산·언론·공약을 동일한 코드 체계로 분류하는 국제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한국 지방선거 공약을 이 기준으로 기록하면, 선거와 선거 사이, 지역과 지역 사이, 나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비교가 가능한 '연속성 있는 데이터'가 처음으로 쌓이기 시작합니다.

다만 CAP를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었습니다. 주민자치, 사회연대경제, 마을공동체처럼 한국 지방자치 현장의 핵심 개념들이 서구 중심으로 설계된 CAP에는 자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CAP 21개 대분류를 골격으로 하되 한국 고유 의제를 소분류로 신설하고, 모든 코드가 국제 코드로 환원되도록 설계한 한국형 변형 - KCAP를 시험적으로 만들어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이양의회별 데이터 분리, 일본의 마치즈쿠리 고유 의제 신설 등 각국의 사례를 참조한 이 작업은, 마을의 언어가 국제 비교 연구의 언어와 만나는 접점이기도 합니다. KCAP는 아직 외부 학술 심사를 거치지 않은 시험 단계이며, 우리는 그 한계를 숨기지 않고 공개한 채 검증과 개선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 초보적이고, 실험적이며, 그래서 열려 있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 작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AI 분류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고, 분류 체계는 앞으로 여러 차례 수정될 것이며, 이행 모니터링은 이제 막 틀을 잡았을 뿐입니다. 우리는 완성된 시스템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약이 기록으로 남는 선거"라는 방향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 걸음에 함께할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마을넷이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한국의 혼란한 정치 지형 속에서도, 마을과 마을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생활정치가 의미를 부여받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돌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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